넷플릭스 추천 로맨스 영화
이터널 선샤인
이터널 선샤인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2004)
개봉 : 2005년 11월 10일
장르 : 드라마, 멜로/ 로맨스, SF
감독 : 미셸 공드리
주연 : 짐 캐리(조엘 역), 케이트 윈슬렛(클레멘타인 역)
[영화 '이터널 선샤인' 줄거리]
조엘(짐 캐리)은 연인이었던 클레멘타인(케이트 윈슬렛)이 기억을 지우는 기술을 갖고 있는 라쿠나사에서 자신의 기억을 지웠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자신 또한 클레멘타인의 기억을 지워달라고 요청한다. 가장 최근의 기억부터 순차적으로 기억을 지어가는데 점점 애틋했던 기억들이 떠오르고 더 이상 기억을 지우고 싶지 않게 된다. 기억이 지워지는 것을 막기 위해 자신의 기억 속의 클레멘타인과 도망치기 시작하는데 과연 기억을 지킬 수 있을까?
**포스팅 내용 중 결말과 해석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기억을 지우면 사랑도 지워질까?
너무나 유명한 로맨스 영화 <이터널 선샤인>을 다시 보게 되었다. 아주 오래전에 봤었는데 사실 그때도 너무 재미있게 보긴 했지만 이렇게 여운이 오래 남는 영화였던가?
<이터널 선샤인 명대사 명장면, 결말>
조엘과 클레멘타인이 바닷가에서 처음 만나게 되는 장면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클레멘타인은 조엘에게 적극적으로 대시를 하고 조엘도 그런 클레멘타인의 솔직함이 싫지 않다. 두 사람은 그렇게 서로에게 강하게 이끌린다. 하지만 이 장면이 두 사람의 첫 만남이 아니라는 것을 곧 알게 된다.
두 사람은 헤어진 연인이다. 그리고 서로를 기억에서 지우려 한다.
"미치겠네. 자기 없는 곳은 기억이 안 나."
조엘은 클레멘타인과 관련된 기억들을 모두 지우기 시작한다. 평소처럼 잠을 푹 자고 일어나면 클레멘타인에 대한 모든 기억은 지워지는 것이다. 가장 최근의 기억부터 지우는 작업이 시작된다. 마치 꿈을 꾸듯이 그 상황들로 빨려 들어간다. 물론 최근의 기억들은 그다지 좋지 못하다. 클레멘타인의 말에 조엘은 항상 무심경하고 송곳처럼 날카로운 말들로 상처를 준다. 이들에게 애정이라는 게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냉랭한 모습니다.
조금씩 과거로 갈수록 잊었던 시간들과 마주하게 되는 조엘은 클레멘타인과의 애틋한 기억들을 더 이상 지우고 싶지 않다. 오히려 그녀를 되찾고 싶다. 이대로 그녀를 잃을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 조엘은 상상 속의 클레멘타인과 이야기한다.
"조엘, 다른 아이디어가 생각났어. 이건 나에 대한 기억이잖아.
사람들이 지우러 오기 전에 날 딴 데 데려가는 건 어때? 나랑 상관없는 곳에서 아침까지 기다리자."
"미치겠네. 자기 없는 곳은 기억이 안 나."
"듣긴 좋은데 노력해봐."
"알았어."
조엘에게 클레멘타인이 없는 곳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하는 이 부분을 첫 번째 이터널 선샤인의 명대사 명장면으로 꼽고 싶다. 조엘에게 그녀가 어떤 존재였는지 얼마나 삶에 깊이 파고들고 스며들어 있었는지 잘 보여주는 대사이다. 생각해보면 우리 모두 그렇다. 사람 자체가 추억이기 때문에 사랑했던 클레멘타인이 존재하지 않는 장소라는 것은 쉽게 찾을 수가 없다.
"이 순간을 즐겨."
결국 상상 속의 클레멘타인과 그들이 쫓아올 수 없는 곳으로 계속 도망을 가지만, 기억은 점차 지워지고 만다. 시간을 거슬러 처음 만났던 바닷가이자 영화가 처음 시작할 때 배경이기도 한 곳으로 돌아간다. 이제 기억은 이 한 조각만이 남아있는 것이다.
처음 만났던 날, 그날의 옷과 분위기로 그날의 대화를 하는 조엘과 클레멘타인은 잠시 현실로 돌아온다.
"때가 됐어, 조엘. 이제 곧 사라질 거야."
"알아."
"우리 어쩌지?"
"이 순간을 즐겨."
이 순간을 즐기자고 말하는 조엘에게는 슬픔이 아닌 편안한 미소가 보였다. 계속 필사적으로 기억을 잃지 않으려고 했던 것과는 달리 이제는 이별을 받아들이고 순응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때의 감정을 다시 즐기자고 말하는 이 장면과 대사를 이터널 선샤인의 두번째 명장면, 명대사로 꼽는다.
조엘은 클레멘타인과의 기억의 끝자락에서 후회되는 것이 많다고 말한다. 이제 어쩌면 그리워할 추억조차 남기지 못한 채 끝나버릴 사랑 앞에서 조엘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말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괜찮아요."/ "알았어요."
바닷가에서 운명처럼 다시 만났지만, 원래 연인이었고 헤어져 서로의 기억을 지우려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조엘과 클레멘타인 그리고 서로를 원망하고 미워하고 독약처럼 쓰고 아픈 험담들을 내뱉었던 일에 대해서 모두 알게 된다. 혼란스러운 두 사람. 그리고 이제는 정말 작별을 하려고 한다. 그때 조엘은 클레멘타인을 붙잡는다.
"난 완전하지 않아요. 마음의 평화를 찾으려는 망가진 여자일 뿐이죠. 완벽하지 않다고요."
"마음에 안 드는 구석을 찾을 수가 없어요. 안 보여요."
"보일 거예요. 곧 거슬리게 될 테고 난 지루하고 답답하겠죠. 나랑 있으면 그렇게 돼요."
"괜찮아요."
"...알았어요."
이별 앞에서 어쩌면 다시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하는 조엘이다. 클레멘타인의 마지막을 그리고 다시 시작됨을 알리는 대화이다. '괜찮아요' 라고 말하는 조엘의 눈빛이 잊히지가 않는다. 기억은 지울 수 있지만 사랑의 감정은 지울 수 없다.
영화 이터널 선샤인에 대한 숨은 해석
기억을 지워주는 회사의 이름은 '라쿠나' 였는데, '라쿠나'는 라틴어로 잃어버린 조각을 뜻한다.
또한 클레멘타인의 머리색이 다양하게 변하는데, 머리색에 따라 감정과 상황의 변화를 나타낸다. 처음 만났을 때 머리색이 초록색이었고 사랑과 갈등이 시작될 때는 빨간색과 주황색의 머리를 기억이 지어진 후에는 파란색 머리를 하고 있다. 이때 클레멘타인은 자신의 머리색이 Blue Ruin이라고 말하는데 이는 '완전한 파멸'을 뜻한다. 그리고 다시 만났을 때는 초록색과 파란색이 섞인 머리색을 하고 있다.
영화 <이터널 선샤인>의 리뷰를 마치며..
흔한 누구나 겪는 사랑과 만남, 헤어짐 그리고 추억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 영화였다. 영화 속에서 기억을 지워 나간다는 설정에 대한 표현이 너무나 신선하다. 장면 장면, 요소요소마다 적절하게 구현된 상상력과 뛰어난 연출력이 이루어낸 명작 영화라고 평가하고 싶다.
이 영화는 2005년 개봉작으로 15년 이상의 시간이 흐른 영화이지만 지금 봐도 전혀 촌스러운 구석을 찾을 수가 없다. 클레멘타인의 원색에 가까운 머리색조차 트렌디하게 느껴질 만큼 스토리와 연출이 완벽하다. 영화를 보면 주연 배우 짐 캐리의 색다른 정극의 연기를 볼 수 있는데 코믹 연기뿐 아니라 이런 로맨스 영화에서도 짐 캐리는 단연 최고의 연기를 보여주었다. 타이타닉 속의 모습과는 180도 다른 케이트 윈슬렛이 연기한 클레멘타인도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조연 배우들도 낯익은 배우들이 많이 보였는데 영화 <반지의 제왕>의 '프로도'를 연기한 일라이저 우드와 <헐크>와 <비긴 어게인>을 통해 우리에게 친숙한 마크 러팔로의 모습까지 찾아볼 수가 있었다.
오래전에 한번 봤던 영화지만 명작은 다시 나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조금 더 나이 먹은 나와 오랜 기억 속 영화, 다시 만나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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